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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UFC 3연승 도전’ 강경호, 카스타녜다와 격돌…“피니시 후 랭커 콜아웃”

‘Mr. 퍼펙트’ 강경호(36)가 UFC 3연승 사냥에 나선다. 강경호 오는 11월 1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앨런 vs 크레이그’에서 ‘섹시 멕시’ 존 카스타녜다(31∙미국)와 밴텀급(61.2kg)에서 맞붙는다. 랭킹 진입을 위한 마지막 시험 무대라 생각하고 있다. 강경호는 2연승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크리스천 퀴뇨네스(27∙멕시코)를 1라운드 2분 25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피니시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에도 인상적으로 이기면 랭킹 진입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강경호는 “이번에 피니시로 이긴다면 랭커를 콜아웃해도 될 것 같다”며 “15위 근처에 있는 크리스 구티에레스(32∙미국)나 리키 시몬(31∙미국)을 콜아웃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항상 챔피언이지만 이젠 한 경기, 한 경기 그 선수에 집중해서 멋진 경기하는 게 좋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선수 만나서 싸우게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경호는 박준용(32)과 함께 현재 랭킹 진입에 가장 가까운 한국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의 은퇴로 한국에는 UFC 랭커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2013년 UFC에 데뷔한 한국 최고참 선수 강경호의 각오가 남다른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상대 카스타녜다는 멕시코계 미국인 파이터로 레슬링 백그라운드가 있는 웰라운더다. 통산 전적 20승 6패(UFC 3승 2패)로 경험이 많다. 강경호는 상대를 현대 종합격투기(MMA)의 흐름을 체화한 세련된 파이터로 평가했다. 그는 “카스타녜다의 경기를 봤는데, 스마트하다. 현대 MMA 선수들이 하는 레벨 체인지와 공간 이동 같은 기술들을 장착한 파이터”라고 경계했다. 하지만 가장으로서 절대 물러설 수 없다. 강경호는 아내와 막 돌이 된 아들을 보며 승리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결혼도 하고 이제 아기까지 낳으니까 어린 아이에서 어른이 된 느낌”이라며 “지금 마인드가 다르기 때문에 감독님이랑 작전 잘 짜서 반드시 또 피니시하겠다”고 다짐했다. 강경호가 이번에 준비한 무기도 타격이다. UFC 밴텀급 그라운드 톱포지션 컨트롤 1위로 강력한 레슬링을 자랑하지만 이제 전문 타격가라 해도 손색이 없다. 다나아 바트게렐(34∙몽골)은 잽으로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퀴뇨네스는 앞손 체크훅 카운터 펀치로 녹다운시켰다. 강경호는 “아무래도 그래플링 위주의 경기를 하다 보니까 이기더라도 약간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타격전을 했는데 확실히 타격전으로 하는 게 보는 사람도 더 재밌고, 나도 재밌고, 체력적으로도 덜 힘들다”고 타격가 전향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일단 타격으로 압도하고, 그다음 그라운드로 가서 적극적으로 서브미션도 노릴 생각”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경호는 “오는 11월에 경기하게 됐는데 정말 자신 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저번처럼 꼭 화끈한 경기 보여드릴 테니 꼭 본방 사수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강경호의 MMA 통산 전적은 19승 9패 1무효(UFC 8승 2패 1무효)다. UFC 한국 현역 선수 최다승(8)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희웅 기자 2023.09.19 08:31
NBA

부상 이후 더 단단해진 이현중 “과거 미련 없어, 현재에만 집중한다”

“부상을 당하며 더 성숙해졌고, 그걸 이겨내는 과정이 힘들었기에 더 단단해졌다. 나는 현재에만 집중하고, 과거 미련은 남기지 않으려 한다.”호주리그(NBL) 일리와라 호크스 이현중(23)은 2일 서울 서초구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이같이 말했다.최근 2년간 이현중은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앞서 2022~23 미국 프로농구(NBA)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한 이현중는 지난해 6월과 7월 드래프트 컴바인에 참가했다. 각 팀이 선수들을 초청해 테스트하는 워크아웃 일정도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발등뼈 및 인대 부상을 입고 긴 재활 훈련에 들어갔다. 길고 긴 재활을 마친 이현중은 지난 2월 NBA G리그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 합류하며 다시 한번 ‘아메리칸 드림’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즌 중 합류로 긴 시간을 뛰지 못했다. 개인 기록은 12경기 평균 17.6분 5.5득점 4.2리바운드 1.7어시스트였다. 장기인 3점슛 성공률이 29.2%에 불과했다.시즌이 끝난 뒤에도 도전은 이어졌다. 이현중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유니폼을 입고 NBA 2개의 서머리그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서머리그는 저연차나 언드래프티(드래프트에 뽑히지 않은 선수)가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치는 기회의 장이다. 이현중은 유타에서 열린 서머리그에선 2경기 총 15분 출전에 그쳤다.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서머리그에서도 4경기 연속 결장하며 도전에 먹구름이 꼈다.하지만 이현중은 최종전 22분간 출전해 3점슛 4개 포함 22득점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다음 무대는 NBL이다.NBL은 한국과 같이 10개 구단이 경쟁을 펼친다. 일라와라 호크스는 2022~23시즌 28경기 3승 25패로 최하위였다. 이현중은 지난달 11일 일라와라와 3년 계약을 맺으며 한국 선수 최초로 NBL 무대를 밟는다. 이현중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로 처음 호주리그(NBL)를 진출하게 돼 기쁘다. 어떤 도전과 시합이 있을지 기대된다”는 소감을 전했다.이현중의 목표는 여전히 NBA다. 그는 호주리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G리그를 선택할 수 있었고, 다른 리그로 선택지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호주에서 NBA로 가는 경우가 많다. NBA 스카우터들도 NBL을 주목한다. G리그에서 뛰는 것 보다 NBL에서 뛰는 게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지난 1월 G리그에 이어, 최근까지 서머리그까지 소화한 이현중은 “몸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기회도 많지 않았지만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대성 형이랑 ‘좋은 환경에서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심리적으로 힘들 때 준비된 선수는 많지 않다. 여기서 A급 S급 선수가 나뉜다’와 같은 얘기를 나눴다. 나도 항상 준비 돼 있는 상태인 걸 보여주고 싶어서 항상 열심히 했다. 멘털적으로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끝으로 ‘도전이 길어지면서 지치거나 힘든 부분이 없는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현중은 “가끔은 지칠 때도 있다”면서도 “이런 기대가 부담이 되지만,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기대를 자극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주위 우려나 비판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제가 좋아서 하는 도전이다”고 힘줘 말했다. ▲ 다음은 일리와라 호크스 이현중과의 일문일답.-호주리그 도전 계기와 소감은일단 많은 분들이 생소할 수 있겠지만, 호주리그는 경쟁이 강한 곳이다. 한국 선수로 처음 진출하게 돼 기쁘다. 고등학교도 호주에 나왔다. 어떤 도전, 시합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지난해 1월 재활 마치고 미국 G리그에 이어 서머리그까지 갔다.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은많은 걸 느꼈다. G리그 처음에 들어갔을 당시에는 부상 뒤 6~7개월 뒤였는데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서머리그 하면서 재활 열심히 했고, 준비를 많이 했다. 서머리그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지만,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대성이형이랑 ‘좋은 환경에서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심리적으로 힘들 때 준비된 선수는 많지 않다. 여기서 B급 A급 S급 선수 나뉜다’고 얘기 나눴다. 잠깐 뛰는 동안이라도 준비가 돼 있는 상태인 걸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를 항상 열심히 했다. 이번에 긴 재활을 겪으며 멘털적으로 많이 배웠다.-목표는 NBA일텐데, 호주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나 주변에서 추천해 준 부분이 있을까G리그에 계속 있을 수도 있었고, 어떤 다른 리그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호주 리그에서 NBA로 가는 경우가 많다. NBA 스카우터들도 NBL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G리그에서 뛰는거보다 NBL환경에서 뛰는 게 스카우터 눈에 잘 띌 것이라 생각해 결정하게 된 것 같다. -G리그나 서머리그 특성상 모두가 기회를 원하다 보니 슈터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던 거 같다. 호주리그는 더 적합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한 기대감 있나일리와라 호크스 감독님께서 과거 호주 시절 아카데미 감독과도 친하다. 제가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안다.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들이 4명 있다. 호흡이 기대가 된다. 환경이 좋지 않아 빛을 바라지 못했다는 거는 핑계다. 그런 상황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는게 관건. 물론 서머리그에선 다소 이기적인 것도 있고, 저 같은 캐치 앤 슈터에겐 기회가 많이 안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탓을 하면 제가 밀리는 거니까. 그런 상황에서 저의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계속 배우면서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G리그랑 서머리그에서 3점슛이나 리바운드에서 강점을 보여줬다. 반대로 안 통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3점 슈터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교함이 부족하다. 그리고 수비적인 부분, 특히 운동신경 부분이 문제가 있다. 잘 파악하고 있다. 잘 메꾸기 위해 계속 매일 연습하고 있다. 피지컬적인 측면에서는 밀린다고 느끼진 않았다. 몸싸움도 그렇고. 대신 얼마나 빨리 따라가고, 리커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인게임 소통 얼마나 중요한지 꺠달았다. 힘든 상황에서 말하는 게 많이 어렵더라. NBA에 P.J 터커나 드레이먼드 그린이 코트 안에서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팀 전체가 사는 거라 나도 보이스 리더적인 부분을 갖춰야 한다고 느꼈다. 수비적인 부분도 느린 발을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어서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서머리그 중 일리와라 호크스와의 계약을 부인했는데 그 과정은말 그대로 그때 당시에는 확정된 게 아니었다. 서머리그 뛰기 전에 그런 얘기 나오는 것에 나도 놀랐다. 그때 당시 서머리그에 집중하고 싶어서 주변에서 연락이 오기 전에 그렇게 얘기했다. -그런 루머가 서머리그에서 뛰는 데 영향 있었나전혀 없었다-다음 시즌에도 G리그에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이 있었나일단 서머리그 중반에 NBL 발표가 나서 그런 제안을 들은 건 없다. 서머리그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호주에서 얼마나 더 잘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호주리그 장점 일찍 끝나서, 다시 G리그 도전할 수도 있고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일단 호주리그에 포커스를 두고, 어떻게 자리 잡을지 생각하고 있다.-서머리그 닉 널스 감독이 지휘했는데, 특징이나 느낀 점이 있을까많이 같이하진 못했다. 하루 운동하고, 유타에서도 1경기만 감독하셨다. 기억에 남는 점은 ‘NBA에서 수비는 좀 더 러프해도 된다’더라. 공격력이 엄청난 선수가 많아서 파울을 잘 불지 않으니 짧은 핸드 체킹 팁을 주셨다. 있는 기간이 짧았다보니 특징이나 이런 건 찾아보기 힘들었다.-호주리그가 피지컬한 리그로 알고 있다. 호주를 택한 이유 중 하나다. 호주리그를 모르는 분들은 어느 수준인지 잘 모르실 것이다. 굉장히 피지컬하고 NBA보다 스페이싱이 좁을 수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터프하다. 제가 좀 발전해야 할 부분이 거기서 많이 나오는 거 같아서, 리그에서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미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얻은 성과는한국에선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돌이켜보면 스스로 결정하는 게 없었다. 시키면 하고.. 미국이나 호주에 있을 때는 개인적인 싸움이고 경쟁이다. 완전 떨어진 삶이다 보니 제가 열심히 안 하고 스스로 안 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한 것 같다. 한국에서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특성이 없었다. 미국에선 제가 하는 행동에 따라 어떤 캐릭터고 선수고 이런 게 정해지다 보니, 사람으로서 많이 발달할 수 있었다. 선수로서도 어떻게 프로페셔널하게 해야 할지, 그리고 스스로 피지컬적으로 냉정하게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배운 것 같다.-여러 도전 기회가 있었다. 그 중에서 아쉽고 후회되는 경기나 포제션, 슛이 있었나과거는 잊는 편인데, 아무래도 부상 당한 게 크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후회 안 하는데, 부상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래도 부상을 당하면서 더 성숙해졌고, 그 과정이 힘들었기에 지금 단단해진 것이다. 그에 대한 불평은 안 할 거다. 제가 어떤 결정, 실수, 선택을 했던 그걸 통해 배운 게 많았다. 나는 항상 현재만 집중하고, 과거 미련은 남기지 않으려 한다. -아시안게임에서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호주 리그 진출하면서 무산된 모양새다. 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물론 대표팀 된다면 모든 경기를 뛰고 싶다. 나라를 대표하는 게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하지만 대회 일정과 처음 맞이하는 호주리그 일정이 조금 겹친다. 캠프를 모두 빠지고 하는 상황이 마음에 걸리더라. 호주리그도 또 다른 소중한 기회이기도 한데, 이런 부분에서는 지금은 호주리그에 더 신경 쓰는게 맞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군 문제는 4년 뒤 아시안게임에서 기회가 있을 수도 있고.. 일단은 호주리그에 최대한 집중할 생각이다.-국내 농구계에선 이현중이 절대 KBL에 안 온다는 시선이 많다. 먼 미래라도 KBL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나 가능성은최대한 지금은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싶어서, 당장의 미래에 대해선 생각 잘 안 하고 있다. 물론 한국 사람으로서 당연히 국내 리그 뛰는게 저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기회가 될 때마다 대성이형처럼 도전을 할거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예상할 수 없다. 단순히 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KBL에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커리어 흘러 가는데로 기회가 있다면 뛰고 싶고, 아니라면 계속 도전할 것이다. 우선은 해외 도전이 우선이다. -호주리그 진출하면서 NBA에서 제안이 오면 바로 갈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들었다. 계약 세부 내용이 무엇인지, 어떠한 종류의 계약도 다 포함되는가모든 계약으로도 NBA에 갈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다. 호주에서도 미팅했을 당시 저를 NBA 선수로 키워주겠다고 미팅을 했다.-모든 과정이 배움인데, 도전이 계속 길어지기도 있다. 기대나 부담, 영향이 있는지가끔은 지칠 때도 있다. 사람들의 기대가 가끔씩 부담이 되지만,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그 기대를 자극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해외 도전 우려, 비판 같은 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제가 좋아서하는 도전이다.-일리와라와 2+1년(선수 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기간을 설정한 특별한 이유는? 입대를 미룰 수 있는 최대 나이로 보이는데오퍼가 그렇게 왔었다. 안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무대인 것 같아서 수락했다. 입대 시기를 고려하진 않았다.-최준용이랑도 해외 진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지작년에 재활하며 시간 보냈을 때 얘기 많이 했다. 준용이형도 KBL 톱 선수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로 한 선수기 때문에 항상 해외 무대에 대해 물어본다.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클 거다. 어쨌든 자기보다 잘하는 선수랑 부딪혔을때 얻는 게 많다. 농구는 더더욱 그렇다. 항상 만나면 집에서 NBA 하이라이트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이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지난 시즌 G리그에서 뛰며 쿠밍가, 무디 선수와 함께했는데 감상이 어땠는지, 커리나 탐슨과 보낸 시간 있는지모제스 무디랑은 많이 뛰었다. 그 선수들은 정말 똑똑하게 자기가 할 걸 잘하는 선수인 것 같다. 그리고 한 번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장에서 연습 시합을 했을 때 커리와 마주 쳤었는데 꿈 같았다. 커리 보면서 NBA를 동경했으니까. 당시 내가 우물쭈물했는데 먼저 인사해 주더라. 내가 발 다친 것도 알고 있었다. G리그 어렵고 터프하지만 도전해봐라 라는 조언을 들은 기억이 있다.-밥 맥킬롭 감독님이 은퇴했다. 감독님이 따로 조언해 준 부분이 있는지안부만 묻는 연락만 했다. 감독님이 농구를 워낙 오래 하셨다보니 지금은 쉬고 싶으신 거 같아 간단한 안부만 나누고 있다. 전에는 할아버지 감독님이었는데 이젠 할아버지가 되신 것 같아서.. 큰 힘이 되고 있다.서초=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08.02 11:42
스포츠일반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왕십리 호나우두' 박준용, 그가 랭킹에 신경쓰지 않는 이유

"UFC 랭킹이요?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미국 종합격투기 UFC에서 활약 중인 파이터 박준용(32·코리안탑팀)은 랭킹 진입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같이 답한다. 겸손한 것일까. 아니면 승부욕이 없는 것일까. 더 화끈한 대답을 기대했는데 살짝 아쉽다.박준용은 2019년 UFC 데뷔 후 6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면서 랭커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박준용 생각은 다르다. 그가 랭킹에 큰 욕심을 내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직 부족하고,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줄 세우는 숫자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마음이다."저라고 왜 타이틀이나 랭킹에 욕심이 없겠어요. 하지만 결국 UFC 현장에 와보면 느끼게 되더라고요. 세상에 센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미국에서 훈련해 보면 나 정도 되는 사람들이 수십 명은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실력이 돼야 이름을 걸 수 있는거죠. 저도 한국에선 잘한다는 얘길 많이 듣지만, 여기 오면 그냥 고만고만한 선수일 뿐이에요." 박준용은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홈 vs 부에노 실바’ 대회에서 알베르트 두라예프(34·러시아)와 상대한다. UFC 데뷔 후 처음으로 치르는 코메인이벤트다. UFC가 박준용의 실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작 그는 코메인이벤트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역시 박준용답다."솔직히 코메인이벤트 같은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냥 경기를 빨리하는 걸 좋아해요. 상대만 생각할 뿐이지 몇 번째 경기인지는 상관 없습니다. 상대를 쓰러뜨리고 홀가분하게 쉬고 싶네요."최근 3연승 중인 박준용은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가치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동시에 한국 선수 타이기록인 UFC 4연승 기록을 세운다. UFC는 날고 긴다는 파이터가 모두 모인 끝판 무대다. 연승을 이어가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UFC 코리안 파이터 1호로 18전을 치렀던 ‘스턴건’ 김동현도 4연승이 최장 기록이었다."격투기 선수라면 (김)동현이형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죠. 동현이 형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경기를 많이 뛰면서 승률까지 높은 선수였습니다. 그런 선수의 뒤를 따라간다는 것은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그래서 동현이형 기록을 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박준용은 유독 라스베이거스에서 많이 싸웠다. 주로 '파이트 나이트' 대회에 많이 참가하다보니 경기가 열리는 장소인 UFC에이펙스가 친숙하다. 그런데 라스베이거스에서 경기하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단다. 좋지 않은 모습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라스베이거스는 이제 다 외웠죠. 여기저기도 많이 가봤는데, 겉만 화려하지 홈리스(노숙인)도 많고, 거리에서 마약 하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요즘에는 호텔에 머물면서 훈련과 감량에만 집중합니다."16일 박준용이 상대하는 두라예프는 러시아 연방 체첸 공화국 출신이다. 러시아 삼보 챔피언, 러시아 최고 MMA 단체 ACB(현 ACA)에서 웰터급-미들급 더블 챔피언을 지냈다. 강력한 그래플링과 정교한 타격을 모두 갖춘 웰라운드 파이터다.박준용은 그동안 러시아 선수들과 여러 차례 싸운 경험이 있다. 직접 러시아로 건너가 치른 경기도 두 번이나 된다. 그동안 맞붙었던 러시아 파이터는 타격가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이번에 대결하는 두라예프는 레슬링 베이스가 탄탄하다. 역시 레슬링이 강점인 박준용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같은 러시아 선수지만 그동안 싸운 선수와는 결이 다르더군요. 그래서 타격과 그라운드 모두 신경 써서 준비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보고 상황에 맞게 대처할 계획입니다."박준용은 최근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2'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됐다. 격투기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축구도 잘해 놀랐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단다. 알아보는 사람도 훨씬 늘었다고. 사실 그는 일주일에 3~4번씩 조기 축구에 나갈 정도로 축구에 진심이다. K5리그에도 뛸 정도로 실력이 만만치 않다. 옥타곤에선 '아이언 터틀'로 불리지만 그라운드위에서 별명은 '왕십리 호나우두'다.지금은 UFC 경기 출전을 위해 '뭉쳐야찬다'를 잠시 떠났다. 하지만 이번에 화끈하게 이기고 기분 좋게 축구공을 차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요즘 축구장에서 많이 알아봐주세요. 특히 조기축구하는 어르신들이 좋아해 주십니다. 방송을 통해 원래 좋아했던 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안정환 감독님과 이동국 코치님도 잘하고 오라고 응원해 주셨어요. 이번 시합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꼭 이기는 경기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2023.07.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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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간판 박지수 “여자배구 인기 부러웠어요”

“다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위로해줬어요. 감사하지만, 솔직히 그런 말이 싫어요. 지면 그냥 진 거잖아요.”여자농구대표팀 센터 박지수(23)의 말이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소속으로, 라스베이거스 MGM 콘도에서 지내고 있는 박지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한국여자농구(세계 19위)는 올여름 도쿄올림픽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기록했다.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 첫 경기에서 세계 3위 스페인에 69-73으로 석패했다. 스페인은 작년에 37점 차 대패를 안긴 팀이다. 한국은 3차전에서도 세계 8위 세르비아에 4점 차(61-65)로 아깝게 졌다. 세르비아 주장 옐레나 브룩스는 “한국팀의 광기에 놀랐다”고 했다.박지수는 “스페인전을 앞두고 다들 ‘또 대패하면 어쩌지’라고 걱정했을 거다. 막상 붙어보니 ‘이길 수 있겠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긴 채 전반전을 마쳤는데, 제가 제공권과 몸싸움에서 밀렸다”며 자책했다. 키 1m96㎝의 박지수는 조별리그에서 전체 리바운드 1위(평균 10.7개), 블록슛 1위(3.3개)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8강에 올랐다면 모를까 떳떳한 기록이 아니다. 아무 의미 없다”고 했다.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박지수와 동료들이 손발을 맞춘 건 나흘뿐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상 진천 선수촌에 합류할 수 없어서였다. 원소속팀 청주 KB의 훈련장에 홀로 머물렀는데, WNBA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상태였다. 박지수는 “동료들과 함께할 시간이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워했다.반면 일본여자농구는 도쿄올림픽에서 유럽 강팀들을 연파하고 깜짝 은메달을 땄다. 일본의 평균 신장은 1m76㎝로 한국(1m80㎝)보다 작았다. 박지수는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아서 열심히 봐야 하는데 보기가 싫었다”면서도 “일본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상대 선수의 키가 20~30㎝ 큰 데다 힘이 엄청나게 좋다. 그런데 일본은 스피드와 패턴 플레이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실 일본농구가 과거 한국 선배들이 펼쳤던 농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 진출 당시) 전주원 대표팀 감독님 등은 슛이 정확하고 스피드도 있었다”고 했다.박지수는 “WKBL(여자프로농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꽤 오래 있어서 우리 선수들에게 ‘외국인은 막지 못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박혀있다. 올림픽 때 붙어보니 ‘쟤네도 별거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대회 전에 평가전이나 친선 경기를 몇 번이라도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워했다.한국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33)을 앞세워 4강 신화를 썼다. 박지수는 “일본 여자농구보다 한국 여자배구가 더 부러웠다. 우리가 저랬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인기를 높이려면 역시 국제대회에서 잘해야 한다”며 “(김)연경 언니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대단하다. 솔직히 ‘내가 연경 언니처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지수는 “가드 박지현(21·우리은행)과 10년은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해서 일본처럼 8강, 4강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지금은 오프시즌인 데도 박지수는 농구를 하러 미국에 건너갔다. “키가 커서 농구를 잘한다”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그는 WNBA에서 세 번째 시즌을 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인디애나 피버전에서 개인 최다 타이인 8점을 올렸다. 팀은 19승 7패로 2위다. 라스베이거스가 플레이오프를 끝까지 치르면 시즌이 10월 30일경 끝난다. WKBL은 10월 24일 개막한다. 바쁜 와중에도 박지수는 KB 훈련 영상을 인터넷으로 보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0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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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버터’ 들으며 슛 척척 막는 박지수

“숟가락으로 파리를 때려잡은 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파리채 블록슛’을 하니까 짜릿하던데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박지수(23)를 2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라스베이거스 MGM 콘도에서 지내는 그는 인터뷰 내내 웃는 목소리였다. 박지수는 18일(한국시각) 열린 뉴욕 리버티와 홈 경기에서 7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활약 속에 라스베이거스(10승 3패)는 5연승으로 2위를 지켰다. 그는 이 경기에서 ‘파리채 블록슛’을 3개나 선보였다. 장신(키 1m 96㎝)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앞서 LA 스팍스전에서도 블록슛이 3개였다. 그는 “블록슛은 국제대회에서 1위를 한 적도 있다. 상대가 어느 쪽으로 주로 돌파하는지 본 뒤에 타이밍을 맞춰 뜬다. 농구는 (득점을) 넣는 싸움인데, 그걸 저지하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자 프로농구 청주 KB 소속인 그는 휴가인 비시즌에도 농구를 하러 미국에 건너갔다. 그는 “키가 커서 농구 한다”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최고 무대에서 더 배우려고 남들 쉴 때 또 뛴다. WNBA는 2018, 19년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이다. 박지수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모더나) 2차 접종 직후 심한 오한과 근육통을 앓았다. 6일 워싱턴 미스틱스전은 47초 출전에 그쳤다. 그는 “뻔뻔해지려 했는데 잘 안됐다. 이달 중순 구단 미팅 때 ‘트레이드 또는 방출’을 요청했다. 감독님과 단장님이 ‘지(박지수 애칭)는 우리 팀의 미래 계획에 분명히 있다’며 붙잡았다”고 전했다. 팀 동료 리즈 캠베이지(30·호주)가 주눅 든 그를 위로하며 “연습 때처럼 자신 있게 블록슛을 하라”고 격려했다. 용기를 낸 그는 18일 뉴욕전에 긴 시간(16분 16초)을 뛰며 시즌 최고 활약을 펼쳤다. 요즘 미국 경기장 관중석을 보면 딴 세상 같다. 박지수는 “미국은 관중이 1층 플로어석까지 앉는다. 뉴욕 홈 관중 대부분이 마스크를 안 쓴다. 팀에 따라 접종 확인증이 있는 관중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 올 때 마스크를 몇 박스나 챙겨왔는데 이젠 다 짐이다. 얼마 전 동료 따라 풀파티에도 다녀왔다. ‘언제 코로나가 있었나’ 싶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에게는 신나는 일이 또 있다. K팝 그룹 BTS의 ‘버터’가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4주 연속 1위를 했다. 아미(BTS 팬 클럽회원)인 그는 “홈 경기는 물론이고 원정 경기에 가도 경기장에 ‘버터’와 ‘다이너마이트’가 흘러나온다. 뿌듯하고 더 신나게 경기할 수 있다”며 좋아했다. 다음 달 도쿄 올림픽을 앞둔 박지수는 “WNBA도 올림픽 휴식기다. 전주원 (국가대표팀) 감독님과 한국에서 훈련하고 일본에 건너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한별(35·BNK) 언니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져 진안(25·BNK) 언니가 들어왔다고 한다. 또래들끼리 패기로 힘껏 부딪혀보겠다”고 다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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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쉴 때 미국서 또 뛴다

여자 프로농구 청주 KB 박지수(23·1m96㎝)를 4일 인터뷰했다. 경기 용인시의 한 실외농구장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농구장이 폐쇄된 상태였다. 문이 잠겨 있었다. 농구장도 열지 못하는 팬데믹 시대에도 박지수는 멈추지 않는다. 그는 “18 또는 19일 미국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게 된다. 그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비시즌을 활용해 2018, 19년에 뛰었던 팀이다. 지난해 빠졌는데, 올해 재합류를 요청받았다. 국내보다 낮은 연봉(3억원)도 감수했고, WKBL 휴식기도 반납했다. 그는 “미국에서 아쉬운 모습만 보였고 입지도 좁다. 기회가 항상 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평균 22점·15리바운드)와 달리, 미국에서는 2시즌 벤치 멤버로 뛰며 평균 1.9점, 2.4리바운드(57경기)에 그쳤다. 이 시국에 미국에 가는 건 ‘농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다. 박지수는 “MVP인 팀 동료 에이자 윌슨은 나랑 키가 비슷한데도 ‘앤드 원’을 만든다. 라스베이거스 감독님은 나를 완전한 5번(센터)이 아니라 3, 4번(스몰, 파워 포워드)도 맡긴다. 포스트 업 외에도 미들슛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KB는 지난달 15일 WKBL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용인 삼성생명에 내줬다. 상대는 2중, 3중 수비로 박지수를 막았다. 그는 “시즌 초에는 빈 곳이 잘 보였다. 하지만 상대에 간파당해 턴오버가 나왔다. 5차전 후 펑펑 울 줄 알았는데, 대장정이 끝났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챔프전 동안 5㎏이 빠졌다. 일주일 내내 집에만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지난해 우울증 초기였다. “경기 중 표정이 왜 저러냐”는 주변 말에 상처받았다. 팔에 ‘tranquility’(평온), 목 뒤에 ‘Vita felix’(행복한 인생)라고 타투를 했다. 그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행복하게 농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미(BTS 팬 클럽회원)인 그는 “BTS 영상을 보며 ‘퍼포먼스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내도 카지노에 한 번도 안 가봤다. 집과 농구장만 오가는 성격”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5월 개막 예정인 WNBA는 7월 도쿄 올림픽과 일정이 겹친다. 규정상 올림픽 2주 전에야 대표팀 합류가 가능하다. 그는 “구단에 ‘3주 전 차출’이 가능한지 물었고, 어느 정도 오케이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격리해야 할지, 일본으로 곧장 갈지, 백신은 언제 맞아야 할지 등을 전주원 (대표팀) 감독님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세계 19위)은 올림픽에서 스페인(3위)·캐나다(4위)·세르비아(8위)와 같은 조다. 박지수는 “적어도 1승을 거둬야 8강행을 기대한다. 세르비아전에 승부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박신자(1m76㎝)~박찬숙(1m88㎝)~정은순(1m85㎝) 등 한국 여자농구 센터 계보를 잇는다. 그는 “난 그분들 발끝도 못 미친다. 여자배구는 올림픽을 계기로 인기가 올라갔다. 여자농구도 챔프전 명승부로 시청률이 올랐다고 한다. 올림픽 8강으로 인기를 더 끌어올리고 싶다. 언젠가 ‘박지수는 인정한다’라는 말을 듣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4.0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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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3광(光)'.."지수야, 그래도 올해 우승은 언니들이 가져갈게"

아산 우리은행의 '3광(光)' 김정은(왼쪽부터), 박혜진, 임영희가 31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새 시즌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농구에선 해결사 능력을 갖춘 선수를 한 명만 보유해도 강팀으로 꼽힌다. 두 명을 둔 팀은 우승도 노려 볼 만하다. 그런데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에는 해결사가 세 명이나 된다. 임영희(38) 김정은(31) 박혜진(28)이 동시에 나서면 상대 수비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슛을 막느라 진땀을 뺀다. 그 덕분에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통합 우승(정규 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 6연패를 달성했다. 올해 우리은행의 에이스 트리오에겐 '3광(光)'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은 지난달 29일 열린 2018~2019시즌 우리은행 여자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에겐 고스톱으로 치면 광이 3개 있다"면서 "피를 아무리 먹어 봤자 광으로 3점 나면 끝인데, 우리은행의 임영희·김정은·박혜진이 강력한 '3광'"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실력과 경험을 모두 갖춘 에이스가 3명이나 버티고 있는 우리은행의 전력이 부러운 경쟁팀 사령탑의 속마음을 유머를 섞어 털어놓은 것이다. 정시종 기자개막전을 사흘 앞두고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임영희·김정은·박혜진은 '농구 판의 3광'이 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어요. 정 감독님께서 우리를 두고 너무 좋은 비유를 해 주신 거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부담감도 생겼어요. '3광'에 걸맞는 모습을 코트에서 보여줘야 하는 거잖아요. 하하"'3광'의 임무가 더 막중해졌다. 이들은 대표팀 소속으로 지난 시즌 직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과 스페인 여자 농구월드컵(9월)에 출전하느라 소속팀에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부터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는데, 임영희·김정은·박혜진은 지난달 9일이 돼서야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했다. 게다가 올 시즌부터 2쿼터에는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다. 국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로 3년 차 토종 센터 박지수(20·196cm)를 보유한 청주 KB국민은행이 우리은행을 제치고 우승 후보가 됐다. 6개 팀 중 5개 팀의 사령탑이 KB국민은행의 우승을 예상했다. 박혜진. WKBL박혜진은 "우승 후보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 자존심이 상한다"면서 "전력만 따지면 KB국민은행이 월등히 좋은데, 우리는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전력 누수도 있다 보니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영희는 "(박)혜진이 말대로 올 시즌 우승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지난 6시즌도 우승을 확신하고 시작한 시즌은 없었다"면서 "최상의 상태에서 싸운 적이 없지만, 쉽게 무너진 적은 없다. 뚜껑을 열어 봐야 하니, 끈끈한 우리 농구를 하다 보면 기회가 보일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김정은(오른쪽)과 박지수. WKBL박지수와 맞대결 결과는 순위 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 박지수는 '딴사람'이 됐다. 지난 시즌 직후인 4월부터 8월까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며 본토 농구를 겪었다. 32경기에 출전해 평균 13분을 뛰면서 2.8점·3.3리바운드·0.6블록슛을 기록했다. 화력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기량과 멘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2쿼터에서 박지수와 매치업이 될 김정은은 "(박)지수는 큰 키에도 스피드가 대단한 선수인데, 미국에 다녀오면서 정신력까지 성장했다. KB국민은행은 2쿼터에도 사실상 외국인이 뛰는 효과"라며 "100% 막는다기보다 실점을 줄이는 쪽으로 수비 전략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박혜진은 "언니들을 도와 최대한 협력 수비를 하고, 골밑에서 괴롭히겠다. 아직은 '언니'들의 노련미가 한 수 위라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백전노장 임영희는 '3광'의 정신적 지주다. 김정은은 "나는 못 믿어도 (임)영희 언니는 믿는다"면서 "언니를 볼 때마다 '이번 시즌도 무조건 40분 풀타임으로 뛸 각오를 해라.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대역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임영희는 "(김)정은이와 혜진이가 틈만 나면 찾아와서 '무릎은 괜찮은지' '허리는 아프지 않은지' 체크한다. 너무 고맙지만, 40분을 뛰라는 말을 할 때만큼은 무섭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이가 있기 때문에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역할을 다해서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주장을 맡은 박혜진은 "언니들보다 훨씬 젊으니, 아무래도 내가 더 보여 줘야 할 것"이라고 농담해 한동안 언니들의 눈총을 받았다.인터뷰를 마치며 올 시즌 임하는 각오를 묻자 김정은은 "지수가 아직 20세밖에 안 됐다. 앞으로 우승 기회는 15회 이상 남아 있다. 그러니 나와 영희 언니가 있는 동안에는 양보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박혜진은 "우리가 광인 만큼 감독님이 필요할 때 믿고 써서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카드가 되겠다"고 했다. 임영희는 "우승은 마음먹는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3광'이라고 하니 나머지 '2광'과 힘을 합쳐서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딱 이번 시즌만 더 우승해 보겠다"며 후배 둘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피주영 기자 2018.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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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 인터뷰③> '미코 진' 김주리, "왜 다시 연기를 하냐고요?"

2009년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26)가 2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연기자로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최근 영화 '미션, 톱스타를 훔쳐라'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촬영을 시작했다. 연기는 SBS '내일이 오면' 이후 약 2년 만. 그동안 각종 루머와 소송으로 얼룩져 연기 활동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도대체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시작은 화려했다. 2009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당선된 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서구적인 이목구비와 늘씬한 몸매, 신비로운 이미지까지 더해져 연예계 관계자들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 중 가장 마음이 잘 맞을 것 같은 소속사와 일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보석 밀수 혐의에 휩싸였다. 전 소속사가 '국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2억원어치의 귀금속을 가지고 출국한 의혹이 있어 김주리를 고발하게 됐다. 이어 귀국한 뒤엔 아버지를 통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잃어버린 귀금속과 대회 행사 준비 비용 등 3억원을 물어내라고 했다'며 김주리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길고 힘겨운 조사 끝에 무혐의를 받았지만, 속은 곪을대로 곪았다. 깊은 상처에 아무 것도 못 하고 또 그렇게 1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성형설, 톱스타들과의 열애설 등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악플러들의 '먹잇감'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강경대응을 하진 않았다. 언젠가 진심은 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랜 시간을 버텨냈다. 그 시간만큼 김주리는 한층 성장해있었다. 연기자로서 다시 출발선에 선 그의 의지와 다짐도 굳건했다. 연기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 김주리는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도 소용없으니 후회하지 않겠다. 그 시간 동안 소중한 게 뭔지 알게 됐다. 편견과 오해를 딛고 일어나 연기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그에게 좀 더 솔직한 얘기를 듣기 위해 '취중토크'로 진행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뭔가."다섯살 때부터 21살까지 발레만 했다. 그러다가 발목을 심하게 다쳐서 발레를 못 하게 됐다.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수술을 하더라도 발레를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길을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병원에서 추천해줬다. 상처가 덧나면 반년 정도 침대에 누워있어야한다고도 했다. 가장 큰 슬럼프였다. 그때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발레를 못 한다면 난 뭘 해야할까. 어떤 분은 시집이나 가라고 했는데 그러고 싶진 않았다. 일 욕심도 많고, 뭔가 제대로 내 이름을 걸고 해보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생각한 게 연기였다. 무용을 할 때도 연기를 한다. 감정 표현을 해야하는 장르다. 연기와 발레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연기에 도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연기 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편견도 많았을텐데."오디션을 보러가면 감독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다. '미스코리아' 타이틀이 오히려 발목을 잡겠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오히려 진선미가 아니었다면 연기를 시작하는 게 수월했을 수도 있고 편견이 많지 않았을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다. 또 어떤 분들은 '발레나 계속하지'라고 하실 때도 있다. 속사정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지만, 그 말에 상처도 받고 서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편견을 깨는 건 이제 네 몫인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고 연예계에 다시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연기를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밀수 사건 이후 SBS '내일이 오면'을 할 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네가 하고 싶으대로 해라'며 전적으로 지지해주셨다. 그러다가 계속 내가 여러가지로 힘들어하자 '연리를 안 하면 안되겠냐'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런데 내가 해보겠다고 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때라고 생각했다." -복귀하는 데 가장 걱정을 했던 부분이 있다면."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대중들이 과거 안 좋은 기사에 대한 편견을 버릴까였다. 정답은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출발선상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 "'연기 괜찮게 하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다. 임팩트 있는 연기로 대중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싶다. 많은 작품을 쉬지 않고 하고 싶다. 연기자로서 경력을 빨리 쌓고 싶다. 연기하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관련 인터뷰 바로가기&#91;무삭제판 인터뷰①&#93; '미코 진' 김주리, 논란으로 얼룩진 과거에 대한 심경고백&#91;무삭제판 인터뷰②&#93; '미코 진' 김주리, "재벌 손녀딸 루머? 사실 아니다"&#91;무삭제판 인터뷰③&#93; '미코 진' 김주리, "왜 다시 연기를 하냐고요?" 2014.11.22 14:16
야구

기자 이도형, 취재원 이태일 NC 사장을 ‘털다’

2013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팀 중 하나가 NC 다이노스였다. 오랜만의 신생 구단. 선수 입장에선 새로운 팀이 생길수록 좋다. 모기업이나 구단 운영 방식도 선배 팀들과 다르다. 이 팀이 잘 돼야 프로야구 전체에 활기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이태일(48) 구단 대표가 신망 있는 야구 기자 출신이라는 점도 타 구단과의 차이일 것이다. 이 대표와는 그라운드에서 몇 차례 마주쳤었다. 첫 만남도 기억하고 있다. 그때는 기자였던 그가 질문을 했고, 내가 대답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정반대로 베이스볼긱 위원인 내가 그에게 질문을 한다. 베이스볼긱은 일간스포츠가 만든 모바일 야구신문이다. - 오랜만입니다. 저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십니까.“휘문고 이도형. 기억하죠. 휘문의 파란 유니폼. 1990년 봉황대기 군산상고전에서 친 우중간 홈런이 아직 생생해요.”- 그 경긴 제게도 특별했습니다. 1학년 때였는데요, 후반에 교체 포수로 나갔는데 마침 제 타석에서 찬스가 왔어요. 전국대회 첫 출전이었던 것 같은데, 고교 시절을 회상하면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타구 방향까지 기억하실 줄은 몰랐습니다.“워낙 잘 맞은 타구였으니까. 그리고 군산상고를 울린 안타였죠.”(이 경기는 1990년 8월 10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2회전이다. 1-2로 뒤지던 휘문은 8회초 2사 1루에서 이도형의 비거리 100m짜리 우중월 투런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다. 9회초 1점을 더해 휘문의 4-2 승리. 이도형은 7회말 수비에서 선발 이재신의 교체 포수로 라인업에 들어갔다. 휘문 3학년 진필중은 이 경기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0-1로 뒤진 2회부터는 2학년 에이스 임선동이 마운드를 넘겨받아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 홈런 치고 기자시던 이 대표와 인터뷰도 했죠. 프로에서는 경기장에서 몇 번 지나쳤던 것 같고. 오늘은 ‘기자’로 왔습니다. 그때와는 입장이 다른데요. “돌이켜보면 전 기자 때 스타일이, 선수와 가까이에서 이야기하거나 한 적이 거의 없어요. 약간 떨어져서 보고, 그러면서 가끔 얘기 좀 하는.”- 구단 사장으로 첫 시즌 치르고 난 느낌은 어땠습니까. 계획대로 됐던 것, 안 됐던 것이 있었을 텐데요.“첫 번째 느낌은 ‘다행이다’. 김경문 감독이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 ‘다른 구단에 누가 되지 않는다’는 표현을 했어요. 나 스스로도 이 팀이 한국프로야구라는 리그의 일원이 됐는데 우리 때문에 ‘야구 수준이 떨어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점에 부담이 많았어요. 홀수 체제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도 우리가 가입했기 때문에 생겼죠. '무난하게 잘 할 수 있을까', '잘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 뒤에는 ‘무사히 끝났구나’ ‘다행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것 같아요. ’계획대로 됐다‘라기보다는 기대했던 걸 얻었다고 하겠습니다.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쳤다는 것, 신생팀답게 적극적인 플레이를 많이 했다는 것…. 새로운 팀이니까 무엇보다 신인왕만큼은 우리 팀에서 꼭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재학 선수가 너무 기특하고도 영광스럽게 신인왕을 해 준 것. 이런 것들이 희망적이었죠. 안 좋았던 점이라기보다는 부족했던 부분은, '역시 야구가 어렵구나', '페넌트레이스가 길구나', '정말 꾸준한 실력과 두터운 선수층이라는 게 필요하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죠."- 초반에 저도 NC라는 팀이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어요. 시범경기부터 봤는데, 시즌 시작하자마자 연패가 길어졌잖아요. 시범경기 때 느낌으론 ‘어,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싶었죠. '1승 하기가 정말 쉬운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심정은 어땠나요.“비슷한 심정이었죠. ‘정말 1승이 어렵구나’. 우리가 개막전부터 롯데에 세 번 졌고, 다음에 대구에 가서 또 졌어요. 비 때문에 하루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세 번 질 걸 두 번 진 셈이죠. 잠실 가서 LG에게 두 번 더 졌는데, 일곱 번 지는 동안 그런 생각 많이 들었죠. ‘정말 1승이 어렵구나.’ 하지만 그때도 ‘1승을 하고 나면 2승은 좀 더 쉬울 거야’, ‘한 번 하기가 어렵지 하고 나면 나을 거야’라고 희망적인 생각을 많이 했죠. 4월 11일 잠실구장에서 첫 승을 했어요. 그날 사실 나랑 우리 단장이랑 퓨처스 경기를 보러 갔어요. 낮에. 나는 구리구장으로, 단장은 상무 경기에. 경기는 감독이 하는 것이고, 우리는 선수단이 지금 느끼는 부족함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를 해결해야죠. 그래서 (트레이드할) 내야수 찾으러 간 것이었죠. 나는 ***(요청에 따라 익명처리)를, 단장은 지석훈을 보러 갔습니다. 경찰청과 LG 경기였는데 하필 점찍은 선수가 출전을 안 했어요. 그래서 (구단 프런트에) 얘기도 못 꺼내고 있는데, 보니까 유니폼은 입고 왔다갔다하더군요. ‘오늘도 지면 LG 사장님께 얘기를 해 볼까’ 싶었는데 그날 이겼어요. 첫 승을 한 거죠. 그래서 좀 더 있다가 후자 쪽으로 트레이드를 했습니다.” (NC는 지난해 4월 18일 투수 송신영과 신재영을 넥센에 보내며 박정준, 지석훈, 이창섭을 받는 2대3 트레이드를 했다.)- 첫 승이라 기쁨이 더 했을 텐데, 축하 인사도 많이 받았죠?“많이 받았죠. 문자, 카톡(카카오톡), 전화가 동시에 막 오는데, 우와. 그때 내가 그걸 알았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자와 카톡을 몇 대몇 비율로 쓰는지를. 진짜 많이 오더라구. 그때 날씨가 매우 추웠는데도 3루 쪽에 있던 팬들, 마산에서 올라오신 팬들도 계셨어요. 그 팬들이 기뻐하셨습니다. 선수들, 감독도 마찬가지고. 나는 겉으로 잘 표현하진 않았는데, 집에 돌아와서 혼자 생각하니까 굉장히 좋았어요.” - 어렵게 1승 하고, 4월을 어렵게 보내고 나서, 5월에는 승률 5할을 넘겼습니다. 생각보다 꽤 일찍 반등에 성공했는데요.“좀 쉬워졌죠.”- 5월에 좋아진 게, 터닝 포인트가 될 일이 있었나요, 아니면 자연스레 안정을 찾아간 결과일까요.“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것 같고….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 팀에서 비중이 큽니다. 선발투수들이 한 턴씩 돌아가면서 우리나라 야구에 적응을 하고 타자들에 대해 잘 알게됐던 게 컸죠. 그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내야 수비가 좋아졌고…. 트레이드도 있었죠. 역시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에서 안정을 찾은 게 가장 큰 이유 같아요."- 6월에 손민한 선수가 가세하면서 분위기도 안정이 된 것 같았습니다. 손민한은 처음 NC에 갈 것 같다는 말이 나오고 나서 한참 뒤에 입단을 했죠. 손민한 선수를 꼭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까.“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이 있어요. 우리 팀, NC 다이노스라는 팀의 정체성은, 8개 구단으로 진행되던 리그에 들어온 아홉 번째 구단으로 야구 선수들이 좀 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팀이다. 손민한 선수 같은 경우는 본인이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상황이었어요. 2011년 11월말에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하는데 손민한도 제주도에서 최향남 선수와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리 김경문 감독에게 야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어요. 최일언 코치 앞에서 테스트도 받았는데, 자신이 먼저 몸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우리 팀의 정체성으로 봐서도 야구를 하고 싶다면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한 편으론 아직 몸이 덜 만들어졌으니 지금은 아니고 본인과 투수코치가 납득을 할 때 기회를 갖자. 이런 두 가지 생각을 했죠. 그게 1년 정도 걸리더라고요. 현역선수 등록마감일인 1월 31일을 넘겼습니다. 그래서 신고선수로 입단했고, 정식선수 등록이 가능한 6월에 1군 마운드에 오르게 됐던 겁니다. 퓨처스에서 뛸 때 관심을 갖고 진도가 어떻게 올라가고 있는지 투수 코치로부터 연락을 받곤 했는데, 굉장히 순조롭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손민한의 6월 성적이야 아실 테고, 0점대 방어율에 3승인가 해서 월간 MVP도 되고. 우리 팀 최초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월간 MVP입니다. 그 선수가. 엄청나게 고무적인 결과죠. 마운드에서 효과도 컸지만,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에게 준 영향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죠. - 저도 프로에서 18년 생활했는데 몇 년도에 우리 감독이 누구셨고, 수석 코치가 누구셨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 ‘사장님이 누구셨지’라고 물으면 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선수 입장에선 ‘오너는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강하거든요. 사장, 단장님 어떤 역할과 일을 하시는지 프로밥을 오래 먹은 저도 잘 모릅니다. 구단 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사실 예전에 이 일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배우면서 일을 하고 있구요. 미국이나 일본의 좋은 사례를 보면서 이렇게 해야겠다는 참고는 합니다. 우리나라 역대 사장님 가운데 잘하셨던 분들도 계시니까 그 분들은 어떻게 하셨나 배워가면서 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그 야구를 쓰는 사람들, 팬이죠. 그 분들이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고, 즐겁고, 반갑고, 기다려지고 그런 느낌으로 썼으면 합니다. 그 야구를 만드는 사람인 사장, 단장이 누구인지 쓰시는 분들이 신경쓸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당연하고, 모를수록 좋은 게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야구를 하는 사람들인 선수, 감독에 대해서 쓰는 사람인 팬이 관심을 갖고, 매료가 되고, 기다리고 하는 게 야구니까. 사장, 단장은 팬들에게 알려지기 보다는 팬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사람들인 선수 감독을 위해서 더 돋보이게 하느냐, 그게 사장이나 단장이 해야 할 일이죠. 우리 팀 차원에서도 그런 발전적인 모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그보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우리 리그가 어떻게 긍정적인 발전하게끔 서로 협력하느냐. 이게 본연의 일인 것 같아요. 우리 구단이 다른 구단보다 전력이 월등해지고, 관중이 많아지고, 그런다고 해서 과연 프로야구라는 생태계가 더 좋아지느냐, 그것만은 아니거든요.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문장으로 표현하면, ‘상대적 우월을 위한 경쟁’이 있습니다. 이건 리그에서 순위 경쟁을 하는 거겠죠. 여기에 더해 ‘절대적 발전을 위한 동반’이 있습니다. 프로야구에는. KBO가 커지려면 후자가 잘 돼야 합니다. 사장은 그런 역할에 힘을 써야 하지 않나, 리그가 잘 됨으로써 우리 구단도 발전하는. 상대적 경쟁을 통해 우위를 가리는 건 감독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잘 해서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겠죠. 사장이나 단장은 리그 발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게 어떨까. 그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 처음에 NC 멤버 구성할 때 어떤 구상을 했습니까. 어디에 중점을 두셨나요.“NC소프트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 받고 일하면서 제일 처음 한 일이 창단 감독을 영입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지금 우승을 할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우승을 안 할 건 아니다.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을 모셔와야 한다. 우리 김경문 감독 모셔올 때 가장 우선했던 가치는 ‘팬’이었습니다. 팬과의 소통, 팬을 위한 야구. 우리 나라 야구장 관전문화가 많이 변했어요. 승부에 집착하는 성향도 줄어들고, 파인플레이에 박수를 보내고, 경기에서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의 의미가 더욱 커졌습니다. 특별히 ‘팬을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팬을 위한 야구가 따로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다만 감독이, 팀의 리더가 그런 개념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김경문 감독 만났을 때 의외로 굉장히 빠른…, 팀을 만드는 조건 중에 팬에 대한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이 분은. 팬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 우리 감독이, 비밀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나오면 머릿 속으로 ‘아, 여기 모이신 관중이 내일 또 오셨으면 좋겠다, 그런 야구를 하자’ 이런 생각을 하신대요. 저런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면 팀을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모셔왔어요. 그 연장선에서 우리 선수들이 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명승부를 만드는 과정을 잘 해낼 수 있는 선수, 허슬하고 적극적인 성향이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물론 한국야구 선수 자원에서 성향을 기량에 우선해 뽑을 수는 없는 것 같구요. 일단 우리 팀의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그런 성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 그때 야구인 사이에선 ‘김경문 감독이 NC와 밀약을 하고 두산 감독직에서 물러난 거 아니냐’는 루머도 있었습니다.“(2011년)6월 13일로 기억하는데, 김경문 감독이 그만 두신 날. 7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서 감독님 만났어요. 그때도 시즌 중이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웠죠. 한 기자는 ‘미리 다 얘기된 거 아냐’고 묻기도 했어요. 결과가 그렇게 됐으니 그런 거지.”- 저도 그때 생각을 좀 해 봤는데, 그럴 듯한 얘기더라구요. 김경문 감독님이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사표를 냈을까, 의문이었습니다.“(그 시점에서) 김경문 감독은 현역 감독이라 후보에 없었어요. 결과적으로 우리와 인연을 맺은 후에 김 감독이 엄청 부담스러워했어요. 그렇게 비춰질까봐. 김 감독에게 두산은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팀입니다. 8년을 감독으로 지냈고, 오너 가문에서 자신에게 잘 해줬다는 걸 알고 계셨죠. (영입 제의에) 처음엔 ‘노(No)’를 하셨어요. 그래서 내가 설득을 한 거예요. 오시기로 결정한 뒤에도 ‘한 가지만 양해해 주십시오’라고 했어요. ‘뭡니까’라고 물어보니 ‘귀국해서 두산에 먼저 들러서 인사를 한 뒤에 NC로 오겠습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하셨죠. 두산에 가서 인사하고, 저녁에 오너 가문 분들 만나서 양해 받고, 그 다음날 우리 회사로 인사하러 오셨죠. 두산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저에게 말씀하신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걸 잘 풀고 마무리하려 노력하셨습니다.”- 프런트 구성은 어떻게.“아, 어려웠어요. 타 구단은 모기업이 크니까 계열사에서 야구단을 희망하는 분들이 모이시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런 바탕이 상대적으로 좁으니까. 의외로 공개모집을 할 때 야구단에 와서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어요. 경험은 일천하지만 잠재력과 열정이 좋은 분들이었죠. 면접을 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프로야구가 한 세대를 지나니 그런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분들을 각 분야 별로 뽑았습니다. 경험이 필요한 부분, 가령 스카우트나 전력분석 쪽은 기존 구단에서 경험이 있었던 분들을 모셔오기도 했고. 그렇게 해서 구성을 했죠. - 야구 쪽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타 구단 신임 사장보다는 장점이 많을 것 같은데요.“경영이나 조직 면에선 다른 구단 사장님들이 저보다 경험이 많고 능력이 좋으신 분들이예요. 야구계를 잘 아는 게 내 장점이라기보다 ‘난 초짜니까 배워야 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선수는 ‘내가 감독이라면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해요. 기자 생활 중에 ‘사장은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건 하면 안 되겠다’는 게 있었나요.“거창한 건 아니구요, 하나 있어요. ‘구두 신고 야구장에 들어가지 말자’. 그건 절대 하지 말자는 생각은 있어요. 운동장이라는 곳이 ‘신성’까진 몰라도 소중한 장소다.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모자까지 쓰고 단정하게 밟는 땅인데 내가 사장이라고 해서…. 선수들의 영역인 그라운드, 라커, 덕아웃에는 들어가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입장에서 선수와 프런트를 볼 때, 지금 시선에서 볼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요.“응원하는 팀이 있고 없고. 이게 가장 큰 차이죠. 기자 시절에는 특정 팀을 응원하지 않고 ‘야구’를 봤어요. 지금은 NC라는 팀을 엄청 응원하면서 보죠.”- 프런트 구성 고민했다고 하셨는데, 프런트에 선수 출신이 필요한 업무가 꽤 있죠. 선수 출신들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나, 선수가 은퇴 뒤 프런트 업무를 잘 하기 위해 이런 점을 준비했으면 하는 게 있으신가요.“기본적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일하는 야구라는 분야에서 그 일을 잘 하려면 세 가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야구를 잘 알아야 해요. 두 번째, 야구를 둘러싼 환경, 미디어든 인프라든 히스토리든, 생태계를 이해해야 하고, 세 번째는 그 구성원들, 사람을 잘 알아야 합니다. 선수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첫 번째를 잘 알잖아요.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요. 야구와 관련된 프런트, 미디어, 협회 행정 등 여러 영역에서 가장 큰 이점을 갖고 있어요. 야구가 뭔지 아니까. 비선수 출신은 그걸 이해하는 게 어렵고, 또 다르죠. 그러니까 경기라는 관점에서 기량 발전에만 노력을 하기보다 두 번째 영역, 미디어일 수 있고 협회, 아마추어, 외국팀일수도 있고 다른 생태계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다면…. 세 번째로 야구계를 보며 ‘저 사람은 바람직한 모습이야’ ‘저건 부족한 모습이야’라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을 알게 된다면, 세 가지를 다 아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어떤 분야에서든지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 출신들이 은퇴하든, 도중에 방출되든 했을 때 야구계에서 일하고 싶다면 그런 준비를 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우리 팀에서 선수가 유니폼을 벗게 됐을 때 우선적으로 당사자에게 물어봐요. ‘우리 팀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 전력분석이 됐든 그라운드 보조가 됐든, 스카우트가 됐든. 먼저 물어보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기회를 줍니다. 바로 그 일을 하기 보다는 관련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그렇게 해서 지금 몇 명은 우리 프런트에서 일하고 있어요.- 퓨처스 선수 육성은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면요.“아마추어 때까지 야구를 하면서 좋은 지도자, 선생님께 배웠겠지만, 프로는 또 다르잖아요. 퓨처스는 프로의 첫 단계고, 1군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죠. 그 과정에서 ‘뛰어난 선수’가 되는 것보다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하지만 목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뛰고, 잘 받는 것보다 그것들을 ‘훌륭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 거기에 중점을 둬요. 다르게 표현하자면, ‘남보다 잘하는 것보다 내가 잘 하는 것’. 그런 거죠. 자세와 태도, 생각이 바람직하게 만들어지는 걸 원해요. 치고 뛰는 거야 고교와 대학까지 다 했고, 1군에서 경쟁도 해야겠지만, 기본적인 사고가 퓨처스 기간에 준비가 잘 되면 좋을 것 같아요. - 야구계에는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말도 있지만, 저도 공감합니다. 감독, 코치님들이 기술적인 지도나 피드백을 해 줘도, 결국 선수 자신이 뭔가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팀이라는 큰 틀을 봤을 때는 ‘뛰어난 선수’보다는 ‘훌륭한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선수.사실 기술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인성 같은 부분에서 안 좋은 소리 듣는 이도 있고….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이 조금만 더 잘해주면 야구가 더 훌륭해지는데…. 저도 야구인이지만, 야구인이 이기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베푸는 것에 약간 인색하다 싶기도 하고. 뛰어난 선수보다는 훌륭한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야구가 단체 운동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운동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말에 대해서는 내가 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그 말을 한 미국 사람에 의해서 좋은 사람이라는 가치가 오해되고 있는 것 아니냐, 순위가 낮거나 맨 뒤라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 반대로 우리는 일등이 목표냐, 좋은 사람이 목표냐라고 한다면 과연 무엇을 택할 것이냐고 되묻고 싶어요. 그리고, 실제로 진짜 훌륭한 사람은 꼴찌를 하지 않습니다.”(‘사람 좋으면 꼴찌(Nice Guys Finish Last)’는 브루클린 다저스의 감독 레오 듀로셔가 1946년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에 대해 한 말이다. 듀로셔는 뒷날 자서전에서 “우리 팀 유격수 에디 스탱키를 칭찬하는 맥락에서 한 말”이라고 밝혔다. 그가 비난한 ‘좋은 사람’은 ‘경기에 져도 분해하지 않고 집에서 푹 잘 수 있는 태평한 선수’다. 스탱키는 신체 조건은 열악하지만 투지와 허슬플레이로 똘똘 뭉친 선수였다.)- NC는 다른 팀보다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더 있는데, 관리 방법은 어떤가요. 국내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에 대해 ‘쟤네들만 뭔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을 종종 받거든요. 국내 선수와 차이를 두시나요, 아니면 똑같이 하시나요.“외국인 선수도 팀의 일원이다, 가능한 한 국내 선수와 같은 조건에서 운동을 시킨다라는 전제를 갖고 있구요.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쟤들과 똑같은 선수야’라는 생각을 가진 선수를 일단 뽑아요. 뽑을 때부터. ‘나는 한국 선수와는 달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선수보다 ‘NC라는 팀에 가면 그 일원이 되고 동료들과 같은 선수야’라고 생각할 만한 선수가 우선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한 명 빗나갔지.(웃음) 그 친구에 대해선 우리가 (대처를) 잘 못했는데, 중간에 미국에 돌아가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특별대우는 안 해 주려고 했어요. 그 친구 스타일에 맞춰 나머지 팀이 움직인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 그래서 중간에 결국 귀국을 시켰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그런 성향을 가진 선수를 뽑으려 노력했어요. 팀에 잘 적응하고 융화될 수 있는 선수. 그런 성격을 가진 선수. (지난해 8월 NC 외국인선수 애덤 윌크는 2군행을 통보받은 뒤 트위터에 구단 운영에 대한 불만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그 직후 윌크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복귀하지 못했다.)- 타 팀엔 외국인 코치가 몇 분씩 계시잖아요. 외국인 코치를 쓰지 않는 이유가 있으신가요.“예, 있어요. 코칭에 대해선 김경문 감독 의견을 존중하구요, 우리 감독님 생각이 ‘국내에도 좋은 지도자가 많다’입니다. 좋은 지도자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작년에 진종길이라는 코치를 아마추어에서 발탁하기도 했죠. 그리고 기회를 줘야 (지도자가) 만들어지지 계속해서 (외국에서) 갖다 쓰기만 하면, 좋은 지도자가 나오기 어렵죠. 다른 팀에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팀은 계속 국내 코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생각입니다.”- 저는 선수 생활하면서 기술적인 지도보다는 심리적인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는 코치님이 더 필요하다고 여러 번 느꼈어요. 외국의 경우 멘탈 코치가 있는 팀도 꽤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기술적인 부분을 내가 잘 모르기 때문에 답하기 쉽진 않습니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을 나눠서 판단하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수들이 좀 편하게, 덜 스트레스 받게 해 주는 방법이 뭘까는 고민하죠. 우리 코치들로부터 기술, 경기와 시즌을 치르는 노하우를 배우는데, 그 과정과 환경을 좀 더 잘 만들어줄 수 있는 건 뭘까라는 거죠. 전지훈련 캠프 갔을 때 미국에서 연수받고 있는 전직 선수들, 이종열이나 박찬호가 와서 캐주얼하게 선수들과 대화하는 그런 기회를 만든다거나. 넓게 해석하면 그런 것들도 이 위원이 말씀하신 걸 지원하는 부분 같아요. 나머지는 감독, 코치들에게 맡기는 편이죠.”기자 이도형, 취재원 이태일의 더 흥미로운 인터뷰는 일간스포츠 모바일야구신문 베이스볼긱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91;안드로이드폰 다운로드&#93; &#91;아이폰 다운로드&#93; 이도형 베이스볼긱 위원 / 베이스볼긱 제공 2014.02.07 07:00
스포츠일반

조상현-동현 형제 “연락 자주 안해도 마음으로 통하는 사이”

이렇게 기막힌 우연이 또 있을까 싶다. 같은 해에 농구를 시작한 두 형제가 같은 해에 나란히 코치가 됐다. 조상현-동현(이상 37) 쌍둥이 형제 이야기다.둘의 농구 여정은 서로 닮은 얼굴만큼이나 판박이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농구를 시작한 둘은 서대전초-대전중-대전고를 나와 1995년 나란히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연세대의 전성기를 함께 누린 그들은 1999년 프로 입단하면서 서로 엇갈렸다.하지만 2013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은퇴를 선언하고 코치의 길로 접어들었다. 형 조상현이 지난 4월 오리온스, 동생 조동현은 5월 KT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조상현은 오리온스에서 그대로 코치가 됐고, 조동현은 유재학 감독이 있는 모비스로 갔다.형제를 24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 고등학교에서 만났다. 둘은 코치 자격으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지켜보기 위해 왔다. 코치 수업을 받느라 여념이 없는 둘은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했다. 둘은 "은퇴를 선언한 이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 얼굴을 봤다"고 했다. -서로 짜기라도 한 듯 같은 해에 운동을 시작하고 코치가 됐다.상현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다. 동생은 좀더 선수 생활을 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은퇴를 선언하더라. 사실 동생이 은퇴한다는 것도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알았다."-현역 시절, 항상 비교돼 부담스러웠겠다.상현 "동생은 라이벌이 아니라 그냥 같이 운동하는 동료다. 그런데 자꾸 비교 대상이 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동현 "나보다는 형이 많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동생은 형한테 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형은 무조건 이겨야 할 상대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상대편으로 내가 막아야 할 선수 중 한 명일 뿐이었다."-자주 연락은 하나.상현 "시즌 중에는 전화도 안 한다. 속마음을 털어놓고 상의하는 편이 아니다. 시즌을 마치면 술자리도 갖지만 원래 자주 대화하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승준-동준이 진짜 쌍둥이다. 서로 숙소까지 찾아간다고 하더라(웃음)."동현 "대학 때는 룸메이트라 자주 이야기했지만 프로에 와서는 서로 팀이 엇갈려 연락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오랜 친구는 표현 안 해도 알지 않나."-쌍둥이 선수로 같이 운동한 게 득인가, 실인가.상현 "쌍둥이라는 이슈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실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 받았다. 그래서 돈도 많이 벌었다. 득이 많았다."동현 "어릴 때 몸이 자주 아팠는데 그래도 끝까지 형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농구를 했다. 만약 형이 농구를 안 했다면 일찌감치 포기했을 것이다."제2의 인생을 앞둔 이들은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앞선다. 형 조상현은 '학구파' 추일승 감독 밑에서 더 열심히 전술 공부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동생 조동현은 선수 생활을 그만 두자마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점에 한 없이 감사해했다. -둘다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정했다.동현 "지도자가 된 건 행운이자 우연이다. 저보다 농구를 잘 했던 선배들도 코치로 자리잡기 쉽지 않은데 좋은 기회를 잡았다."상현 "나도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이 없다. 지난 시즌 후 코치 제의를 받고 당황스러웠다. 사실 은퇴하면 공부를 하러 해외로 유학 갈 생각이었다."-코치 생활을 조금 해보니 어떤가.상현 "추일승 감독님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연구를 많이 하신다. 새벽에 잠도 안 주무신다. 그래서 나도 4~5시간 밖에 못 잔다. 영어 단어부터 새로 공부하고 있다. 그래도 여러 가지로 새로운 경험이 많아 기쁘다."동현 "은퇴를 한 팀이 아니라 새로운 팀에서 모르는 선수와 호흡을 맞춰 긴장을 많이 된다. 유재학 감독님과 인연이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새출발하게 됐다. 선수 생활 막판에는 고참이라 여유롭게 생활했는데 지금은 내가 선수들을 챙겨야 한다."-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동현 "형이 살 찌는 체질이라 건강 관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 나도 은퇴하자마자 살이 5㎏이나 쪘다."상현 "건강은 내가 알아서 챙기겠다. 동생은 워낙 멘털이 강해 특별히 해줄 말이 없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라스베이거스=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사진 공동취재단 2013.07.2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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